부록 #4 에스프레소
삶의 무게는 잠시 잊어버리고
가장 향기로운 숨을 고르듯
우리 이제 다섯 번의 호흡으로
에스프레소 한 잔, 마셔볼까?
드륵~ 드륵 핸드밀을 돌리며
팡팡 터지는 커피향을 마시고
치~익 하며 모카포트 끓을 때까지
느긋한 기다림을 마셔보자.
쪼르르륵 잔에 따르며
희게 피어나는 설레임을 마시고
각설탕 두 조각 퐁당 넣어
쓰면서도 달달한 인생을 마셔보자.
냉정한 세상 흐름이야 창밖에 두더라도
따뜻한 느낌은 가슴으로 품어내고
서로의 눈동자에 건배를 살짝 담아
말없이 흐르는 시간을 마셔보자.
비록 다 마신 빈 잔이라도
우리 이 자리 마주 앉아 있어서
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되었다
오늘도 참, 근사한 하루였으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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